투자자들의 뭉칫돈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게 쏠리면서 그들의 몸값은 해마다 무섭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딜룸이라는 글로벌 기업 정보업체에 따르면, 2021년에만 전 세계 AI 스타트업들은 총 1100억달러, 즉 약 155조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62%나 증가한 액수입니다. 또한, 벤처캐피털 리서치업체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만 글로벌 벤처캐피털이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43조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열풍이 국내 AI 스타트업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채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훨씬 많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설립된 104개 AI 기업 중에서도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이 많았으며, 5년간 누적 투자금이 5억원에 못 미치는 곳이 24곳에 달했습니다.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채를 늘리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2020년 설립된 91개 AI 기업들 중에서도,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 곳은 절반에 가까운 50곳에 이릅니다. 반면에,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거액에 인수된 기업들도 있어 양극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국내 한 대형 VC의 투자심사역은 “AI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무분별한 창업이 이뤄진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려대 AI연구소의 최병호 교수는 “투자가 고르게 이뤄져야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늘리고 악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