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떠는 집주인들

최근 급격한 서울 집값 상승과 함께 전세가율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입주가 진행 중인 분양 단지에서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크게 내려도 세입자가 전세를 들어가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전까지 전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세입자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던 집주인들이 서둘러 전셋값을 내리고 있지만, 세입자들은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입주가 어렵다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지난달부터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 서초구 메이플자이, 안양시 평촌두산위브더프라임 등 약 2만가구 입주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세 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은 이번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지만, 아직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집주인은 규제의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세입자 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낼 경우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세입자가 전액 현금으로 보증금을 조달한다면 보증금으로 잔금을 납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서울 주요 지역은 전셋값이 너무 높아 대부분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대출이 나오지 않아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세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대출 규제와 입주장 여파로 전셋값 상승세는 둔화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신문고에는 정부가 이번 규제에서 기분양 단지를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는 제안이 올라와 있습니다. 청원인은 “짧은 시간에 잔금을 마련해야 해 부담이 가중되고 아이들의 교육과 같은 중요한 생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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