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신씨는 얼마 전 새벽 2시에 아이의 열로 인해 편의점을 찾아다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는 “토요일 밤이라서 그런지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해열제를 구매하고 병원으로 가야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심야 시간이나 공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의약품을 구매할 수 없는 경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이 유용하게 쓰이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4년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안전상비약 공급액은 총 555억4200만원으로, 2023년에 비해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2년 안전상비약 제도가 시행된 이후 두 번째로 공급액이 줄어든 것이며,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안전상비약 공급액 감소의 원인을 분석한 제약업계는 안전상비약의 연간 공급량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액이 줄어든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련 수요가 정체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부 업체는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된 의약품은 총 13개이며, 2012년 제도 시행 이후로는 품목 수가 늘었다 줄었다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논의하는 지정심의위원회는 2018년 이후로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제품과 타이레놀 160㎎ 제품이 공급 중단되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제는 11개 품목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상비약 품목이 13년 동안 그대로였기 때문에 성장세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편의점은 약국과 달리 유통기한 경과로 판매가 어려워진 제품에 대한 교환·반품 등의 프로토콜이 없어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줄면 안전상비약 판매에 더욱 소극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